휴가 증후군, 집중력·면역력 저하… 불면·우울증 초래도

여름휴가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들며 휴가 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몸은 일상으로 돌아와 직장에 복귀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휴가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시도 때도 없이 ‘멍!~’해진다. 무기력한 기분마저 든다.

여름 휴가를 즐겁게 보내고 온뒤 의외로 그로 인한 각종 불편한 증상을 많은 이들이 호소한다. 잘 놀고, 잘 쉬다 여름 휴가를 다녀왔는데도 심신이 충전된 기분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바캉스를 다녀온 후 더 피곤한 느낌이 든다고 대부분 말한다. 일명 바캉스증후군에 걸린 것이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 결과 남녀 직장인 열 명 가운데 7명이 여름 휴가를 다녀온 후 더 힘들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가지에서 복귀한 후 이처럼 주의력, 집중력이 떨어지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스트레스 강도도 평소보다 더 커지기 마련이다. 스트레스는 뇌신경세포를 손상시켜 기억력 감소를 야기한다. 심하면 불면증과 우울증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신체 면역력도 떨어져 각종 질환에 취약해진다.

여름휴가로 인한 각종 증후군에서 빨리 벗어나려면 휴가 전의 생체리듬을 빨리 되찾아야 한다. 우선 직장 복귀 하루 이틀 전에는 가급적 집에서 편안히 쉬며 심신에 휴식을 줄 필요가 있다.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고 7~8시간 정도 충분한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이 시기에는 가벼운 운동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자주 섭취해야 한다. 채소와 과일의 비타민과 미네랄 등 항산화 성분이 스트레스로부터 몸을 보호해준다.

이와 함께 하루 세 끼 식사를 거르지 않고 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통 휴가 기간에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며 생활리듬이 불규칙해진다. 식사를 거르거나 제때 식사하지 않아 몸의 신진대사 리듬이 흐트러져 있기 십상이다. 따라서 하루 세 끼 제때 식사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김경수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휴가 증후군에 대해 “휴가 중에는 평상시 생활리듬에서 많이 이탈해 있었기 때문에 휴가 이후에 피로감이나 불면,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들, 심지어는 우울한 느낌까지도 들게 한다”며 “휴가를 보내고 복귀 후에는 정해진 시간에 자도록 노력하고 충분한 수분섭취와 함께 카페인 음료나 알코올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물놀이 질환

여름휴가를 다녀온 뒤 실제로 몸에 질환이 생겨 고생하는 환자들도 많다. 물놀이 때문에 생기는 유행성각막염과 외이도염 등이 대표적인 질환으로 ‘가렵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외이도염은 귀에 물이 들어가 귀의 입구부터 고막에 이르는 길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처음에는 귀 점막이 붓고 진물이 흐르다 통증이 점차 심해지면서 수면장애와 식사곤란까지 초래된다. 따라서 물놀이를 다녀온 뒤 귓속이 가렵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신속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는 귀를 아래로 하는 등 자연스럽게 물을 빼내야 한다. 직접 귀를 후벼서는 안 된다.

또 물놀이 후 눈이 충혈되었거나 가렵고 눈물이 심하게 난다면 유행성각결막염일 가능성이 높다. 감염 후 3~5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을 보이는데, 환자의 절반 정도는 5~14일 사이에 눈부심을 호소한다. 전염력이 강해 가족끼리도 수건을 따로 써야 한다. 증상을 줄이는 데는 냉찜질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