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그중에서도 삼겹살은 가족 외식이나 직장 회식 때 가장 많이 찾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불판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돼지고기를 보면 군침이 돌지만, 한편으론 지방이 많아 건강이 걱정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돼지고기가 지방이 많아 무조건 건강에 해가 된다는 것은 오해입니다. 특히 삼겹살을 제외한 다른 부위의 경우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은데요. 돼지고기에 대해 잘못 알려진 내용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 봤습니다.
돼지고기에는 삼겹살처럼 지방이 많은 부위도 있지만 고단백·저지방 부위도 있다. 한돈자조금 등에 따르면 돼지 한 마리당 지방이 많은 삼겹살 비중은 10%에 불과하고 안심·등심·뒷다리살 같은 저지방 부위 비중이 50% 이상이다. 이 부위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식품으로 닭가슴살보다 단백질 섭취에 효과적이다. 또 지방이 많은 삼겹살의 경우 수육처럼 삶아 먹으면 불필요한 지방이 대부분 제거된다.
대게 소비자들은 돼지고기를 푹 삶거나 익혀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익힘 정도를 정할 수 있는 쇠고기 스테이크와 달리 돼지고기는 완전히 익혀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돼지고기 육즙이 빠져나가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하기 어렵다. 최근 미국 농무부는 돼지고기를 완전히 익히지 않고 섭취해도 건강상에 문제가 없다는 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저온에서 조리한 돼지고기는 육즙을 담고 있어 육질이 부드러워 지는데 이럴 경우 맛도 풍부해진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돼지고기를 섭씨 62.7도에서 조리한 뒤 3분 정도 레스팅(Resting·실온에 두고 잠시 기다리는 과정)을 거치면, 안전한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돼지고기는 암 환자가 피해야 할 식품 중 하나로 인식돼 있다. 암 환자는 균형 잡힌 식사로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암 환자는 단백질이 필요하기 때문에 살코기로 된 육류 섭취를 피해서는 안 된다. 단백질은 세포 성장에 중요하므로 기름기가 적은 안심이나 앞다리살 등 돼지고기 저지방 부위 위주로 먹는다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미세먼지나 황사 등 유해물질에 노출됐을 때 삼겹살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역효과라고 믿어 피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돼지고기에는 필수지방산과 비타민·셀레늄 등의 영양소가 많아 독소 배출에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탄광에서 일하던 광부들이 일을 마친 후 돼지고기를 찾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돼지고기의 붉은 살코기는 아연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이는 우리 몸 속에 축적된 중금속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가운데 돼지 뒷다리살이 ‘국민 육류’ 삼겹살의 인기를 넘보고 있다. 뒷다리살은 최근 1년 사이 수요 증가로 재고가 급감하고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삼겹살은 별 변동이 없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1차 가공업체 24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추정한 1월 기준 한돈 재고량은 3만3618t으로, 전년 같은 달의 3만7523t보다 10.4%(3905t) 줄었다. 이 같은 감소는 돼지 뒷다리와 돼지 등심의 재고량이 지난 1월 1375t과 472t으로, 작년 1월의 2044t과 685t에 비해 각각 32.7%(666t), 31.1%(213t) 급감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반해 삼겹살과 목살의 재고는 1555t과 548t으로 작년 1월의 1531t과 469t보다 각각 1.6%(24t), 16.8%(79t) 늘었다.
뒷다리와 등심은 수요 증가에 따른 재고 감소 여파로 가격도 크게 올랐다. 1월 뒷다리살 냉장육 1㎏당 평균 도매가격은 5100원으로, 전년 동기의 3100원보다 64.5%(2000원)나 급등했다. 등심 냉장육 1kg당 평균 도매가격도 6500원으로, 1년 전 4800원에 비해 35.4%(1700원)나 올랐다. 하지만 냉장육 삼겹살과 목살은 지난 1월 1만1000원으로 변화가 없었다.
이는 그동안 뒷다리살과 등심은 퍽퍽한 식감 때문에 비선호 부위였지만, 지방을 멀리하는 식문화가 확산되면서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경기불황 탓에 비싼 삼겹살을 대신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축산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햄 등을 만드는 육가공업체는 원재료 가격상승으로 부담이 늘겠지만 삼겹살에 거의 의존하다시피 해온 농가에는 안정적인 수입확보의 길이 열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육식을 건강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지방이 적은 부위 위주로 먹고, 굽는 것보다는 찌거나 삶는 게 좋다. 간은 소금 대신 향신료를 활용하며, 되도록이면 아침이나 점심에 섭취를 한다.
◆지방 적은 부위 선택=쇠고기의 경우 육회나 장조림에 주로 쓰는 우둔살에 지방이 적고, 마블링이 많을수록 지방이 많다. 등급이 높을수록 지방 함량이 높고, 등급이 낮을수록 지방 함량이 적다. 닭고기는 지방이 껍질에 몰려 있어 비만이 염려된다면 껍질을 제거하고 섭취하면 된다. 또 닭발은 콜라겐이 풍부해 피부 미용은 물론, 고혈압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찌거나 삶거나=닭고기와 같은 흰 살코기는 기름에 튀기거나 구우면 고열량·고지방 식품이 돼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또한 육류를 태우거나 고온에서 조리하면 발암 가능 물질이 생길 수도 있다. 되도록 찌거나 데쳐 먹는 것이 지방 섭취를 줄이고 영양 흡수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고기를 넣어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에는 끓인 뒤 식혀서 기름기를 걷어 내는 것도 좋다.
◆문제는 먹는 시간=보통 고기는 저녁이나 밤 늦은 시간 술과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식습관상 저녁에 과식하는 경우가 많고, 알코올은 음식의 지방분해를 방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바로 잠자리에 들기 쉬워 수면 방해를 일으킬 수 있다. 되도록 아침이나 점심 식사 때 섭취하는 것이 더 좋다.
◆깻잎과 함께=중국 의학서 ‘본초강목’에 따르면 깻잎은 고기와 생선에 포함된 모든 독을 해독해준다고 한다. 깻잎 속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한데, 이는 우리 몸 속에서 비타민A가 되는 물질로 항산화 성분임과 동시에 항암 성분이다.
◆간은 소금 대신 향신료=건강에 좋지 않은 식습관 중 하나가 과다한 염분 섭취다. 고기를 요리할 때도 염분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마늘이나 생강·허브 등을 활용하면, 소금 사용을 현격히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음식에 풍미를 더 할 수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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