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엔 ‘풋마늘 한 입’… 졸음이 ‘후다닥’!

‘신경계 안정’ 비타민B1 · 2

‘면역력 강화’ 비타민A 풍부

칼슘·인 등 미네랄도 골고루

봄철 입맛 돋우고 원기 보충

매운 맛 내는 알리신 성분은

비타민B1과 만나 피로 날려

정력 증강 도움·항암 효과도

겨울 추위도 우리 몸에는 큰 스트레스다. 그리고 인체는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해 각종 비타민을 소모한다. 비타민 A, D는 피부의 지방막과 기관지 점막을 보호하는 데 쓰이고, 비타민 C는 추위로 인한 체내 방어력을 증강시키기 위한 면역물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소모량은 증가하는데, 겨울철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의 급원이 되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의 섭취가 부족하다. 설상가상으로 봄이 되면 활동량도 늘어나고 신진대사 기능이 왕성해지면서 대사 과정에서 필요한 효소의 재료가 되는 단백질 및 비타민 소모량은 3∼5배 증가한다. 춘곤증은 그처럼 영양상 불균형 상태가 만들어 내는 증상이다.

춘곤증에 요즘 제철인 풋마늘이 많이 권해지는 이유도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의 급원식품이어서 영양소의 불균형 상태를 바로잡아주는 동시에 춘곤증과 동반되는 환절기 면역력 저하에 도움을 주는 채소이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풋마늘이 봄철에 입맛을 돋우는 것은 물론 기(氣)를 보충하는 데 좋다고 한다. 기운을 잘 통하게 하고 식욕을 끌어올려 체력 보강, 원기 회복 등의 효과를 보인다는 얘기다. 풋마늘은 3∼4월이 제철로 이때가 지나면 섬유질이 많아지고 풍미가 떨어진다.

마늘통이 땅속에서 굵어지기 전의 어린 잎줄기인 풋마늘은 생김새는 대파와 비슷하나, 효능은 마늘에 버금간다. 우선 풋마늘에는 신진대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이 충분하게 들어 있다. 면역력을 높여 주는 비타민 A, 신경계를 안정시키며 스트레스도 풀어 주는 비타민 B1과 B2, 체내 유독 성분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비타민 C, 성장발육에 필요한 성분으로 노화 방지에 좋은 니아신 등의 비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여기에 칼슘과 인, 철, 칼륨 등의 미네랄도 골고루 들어 있어 춘곤증으로 저하된 몸의 컨디션을 끌어올려 준다.

이와 함께 풋마늘의 효능 중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마늘의 영양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늘이 원기회복을 돕는 식품이라는 것은 동서고금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먼 나라 이집트에서도 피라미드를 만드는 노예들에게 체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마늘을 먹였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마늘은 현대에 들어와 그 효능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국 타임지는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마늘을 선정했고, 미국암연구소(NCI)가 발표한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Designer food’(좋은 식품을 적극적으로 섭취함으로써 70세에 질병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프로그램) 피라미드 최상위에 마늘을 올리기도 했다.

마늘의 이 같은 효능은 매운맛의 근원인 알리신 성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알리신은 강력한 살균·항균 작용을 해 식중독균을 없애고 위궤양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까지 죽이는 효과가 있다. 알리신의 살균력은 우리가 소독약으로 쓰고 있는 석탄산보다 15배나 강할 정도로 항균 능력이 탁월하다. 또 알리신은 소화를 돕고 면역력도 높이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알리신이 비타민 B1과 결합하면 알리티아민으로 변해 피로 해소, 정력 증강에도 도움을 준다. 알리신은 항암 효과도 뛰어난데 역학실험을 통해 전립선암은 물론 간암, 위암, 폐암 등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여러 차례 확인됐다.

그 외에도 마늘은 혈당을 떨어뜨려 당뇨병을 예방하고, 혈전 용해 작용을 통해 동맥경화도 예방한다. 반면 마늘에는 혈액의 응고를 방지하는 성분이 있어 위궤양이나 위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이런 사람은 마늘을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수술을 앞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또 인슐린 주사를 맞은 당뇨병 환자가 마늘을 과다 복용하면 저혈당으로 인한 쇼크가 일어날 수 있어 삼가는 것이 좋다.

한편 풋마늘을 살 때는 잎사귀가 조금 질기고, 뿌리나 줄기잎이 동그랗고 두꺼우며, 줄기가 너무 굵지 않은 것을 골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줄기가 너무 굵으면 안에 심이 있어 식감이 질겨질 수 있다.

글 =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사진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