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리포트] 빈혈·난임·갱년기 우울증 신체 변화 많은 여성, 육류 섭취는 필수

메디컬 현장
육류 섭취와 여성 건강

다이어트를 위해 고기를 먹지 않거나 채식을 고집하는 여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여성의 신체는 생애주기에 따라 남성보다 많은 변화를 겪고, 변화에 잘 대처하기 위해 균형 잡힌 영양섭취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성의 신체는 생애주기에 따라 남성보다 많은 변화를 겪기 때문에 동물성 단백질을 포함한 균형 잡힌 영양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축산자조금연합 제공

육류 과소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 질병은 빈혈이다. 대한영양사협회 문현경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빈혈 유병률은 남자가 0.4%, 여자가 7.4%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청소년의 빈혈은 생리불순, 난임 및 불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식습관의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신체조직에 필요한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생기는 빈혈은 발생원인의 60%가 철분결핍이다. 빈혈 예방을 위해 가장 빠른 해결책은 육류 섭취이며 생애주기 대상별로 현재의 식습관을 바탕으로 하는 적절한 육류 섭취에 대한 지속적인 영양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양 전문가들은 특히 청소년 시기의 여성들은 적절한 콜레스테롤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콜레스테롤은 성호르몬을 만드는 원료 성분 중 하나다. 따라서 2차 성징기인 청소년기에 콜레스테롤이 너무 부족하면 성발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부족한 경우 여학생들은 생리주기가 끊기거나 불규칙해질 수 있고 유방 등의 발달이 거의 이뤄지지 않게 된다.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도 동물성 식품섭취가 필수적이다. 미국 델라웨어 생식의학연구소가 불임치료를 받는 여성 120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임신성공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단백질 섭취량이 많고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인 여성들에게서 임신 성공률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조사대상 여성들이 먹은 3일 동안의 식사내용을 조사해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하루 섭취량을 산출했는데 매일 섭취하는 총칼로리 중 단백질이 25%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은 67%가 임신에 성공했다. 반면 단백질 섭취량이 이보다 적은 여성은 32%만 임신했다. 단백질 섭취량이 많고 탄수화물 섭취량이 40% 이하인 여성은 임신 성공률이 80%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단백질이 난자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임신 중이나 출산 후에도 동물성 식품 섭취가 꼭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태아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임신 중 달걀, 우유 등 동물성 식품을 통해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것을 권한다. 달걀은 철분, 엽산, 칼슘 등 다양한 영양소가 다량 함유돼있는 완전식품으로 태와의 뇌 발달과 기형아 출산 예방에 도움을 주며 임신부의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달걀 속 ‘엽산’은 태아의 신경계 손상을 예방하고 모체의 조혈작용을 도와 태아 성장을 원활하게 하나는 임신부에게 가장 중요한 필수 영양소이다. 우유에는 비타민, 철분 등 114가지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임신 중 우유를 많이 마시면 태아가 다발성경화증, 당뇨병 등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이 줄어든다. 임신 중 우유 섭취가 아이에게 아토피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체내에 들어간 음식은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의 분해 작용을 통해 잘게 부서져 흡수된 후 피를 통해 온몸으로 퍼져 가는데 혈액을 통해 태아에게 영양 물질은 공급되지만 피는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동물성 식품섭취는 건강을 꿈꾸는 중장년 여성에게도 꼭 필요하다. 인제대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중년이 지나면 흔히 기초 대사량 감소와 근육 손실 때문에 ‘나잇살’이 붙기 마련인데 근육을 만드는 주 재료가 바로 단백질이고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는 가장 좋은 식품이 동물성 식품이기 때문에 고기를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폐경기·갱년기의 중장년 여성은 우울증 등의 예방을 위해 동물성식품 섭취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도 많다. ‘고기 먹는 채식’의 저자인 주선태 교수(경성대)는 “숙면을 돕고 우울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체내 신경전달물질에 세로토닌이 있는데 이 물질을 만드는 원료인 트립토판은 단백질, 특히 동물성 단밸질에 많이 함유되어 있어 육류 섭취를 권한다”고 말했다.

고석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