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환자 90% 약물치료·골반 근육운동으로 증상 개선… 남성도 증가세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오줌이 새는 배뇨이상으로 사회적 활동 또는 위생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 국제요실금학회의 요실금에 대한 정의다.
요실금은 기침을 하거나 웃을 때 하복부에 압력이 가해져 실금하는 복압성 요실금, 소변이 마려울 때 참지 못하고 실금하는 절박성 요실금, 복압성과 절박성이 함께 나타나는 혼합성 요실금으로 크게 나뉜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골반근육의 약화, 신경 손상으로 인한 요도괄약근 기능 저하, 급성 및 만성 방광염, 골반부 수술, 중추 및 말초 신경질환, 전립선 절제수술,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척수 손상, 척추 디스크, 말초신경염, 다발성 경화증, 파킨슨병 등 신경질환이 요실금을 초래할 수 있다.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 자궁암이나 직장암 수술, 전립선암 수술, 골반 방사선치료 같은 것을 받은 뒤에도 요실금이 잘 생긴다.
복압성 요실금은 코를 풀었을 때, 대변을 보느라 힘을 주었을 때, 허리를 앞으로 굽혔을 때, 계단이나 경사진 곳을 급히 올라갈 때 등에 주로 나타난다. 절박성 요실금은 앉았다 일어설 때, 흥분하거나 마음이 불안하고 조급할 때, 달리기 등 운동을 할 때, 커피나 콜라를 마셨을 때, 샤워를 할 때, 수면 중에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요실금은 종류와 치료법이 다양하므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증상과 원인,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배뇨 일지를 작성하면 요실금의 상태와 정도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3일 정도 배뇨 횟수와 배뇨량, 요실금의 형태 등을 체크한다.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주명수 교수는 “요실금의 치료는 비수술적 방법을 쓰다가 안되면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비수술적 치료란 괄약근의 긴장을 풀어 수축 기능을 도와주는 약물치료와 더불어 행동요법을 말하는데,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과 이형래 교수는 “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5~10% 정도이며, 나머지는 약물치료와 골반 근육운동 등으로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관련 학계와 전문의들에 따르면 남성들도 전립선비대증이나 과민성 방광, 전립선암의 증가로 요실금 환자가 상당하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유병률이 여성의 약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명동이윤수비뇨기과 이윤수 원장은 “남성들은 요실금이 있어도 진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진료 건수가 여성의 10%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남성은 복압성 요실금이 드물었지만 전립선암으로 인해 전립선 절제술을 받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복압성 요실금도 차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요실금은 소변을 참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과민성방광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과민성방광은 방광을 지배하는 신경이 예민해져 비정상적으로 방광 근육이 수축돼 급하게 요의를 느끼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질병을 말한다.